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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링장에서 아버지와 아들 단 둘이서 볼링을 치고 있었다.

처음에는 보기 좋다고 부럽다고 생각하면서 무심코 지나쳤는데 우연히 바로 옆 라인에서 볼링을 치게 되었다.

아버지는 40대 중후반 아들은 12살 전후로 생각되는 외모를 풍기고 있었다. 마른 체격에 웃음기 없는 미소의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에게 잘 보이려 애 쓰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아 어깨에 곰 두마리를 올려놓은듯한 어색한 미소의 아들의 모습을 이내 지우려 하면 할수록 더 많은 나의 시선은 더 많이 그 곳으로 가게 되었다. 나도 모르게 그 부자를 관찰하고 있었다.

나는 아버지에게 장기, 바둑, 운동을 배워본적이 없다. 아버지 시대에는 어려웠었고 중학교를 다니는것조차 힘들었던 시기였다. 장남이나 장녀는 더더욱 그랬다. 우리 친가와 외가에 한해서는 더더군다나 말이다. 그런 입장에서는 처음에 부러운 시선에서 바라보던 시선이 어째서 안쓰럽게 와닿는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운동은 서로 격려하고 다독이며, 즐겁게 해야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부자는 가르치고, 잘 보이려고 했다. 내 눈에는 그렇게 비춰졌다.

아들이 잘 치건 못 치건 무뚝뚝하게 아들의 자세만 나무라는 아버지

쉬지 않고 아들에게 볼링공을 던지게 하는 아버지

아들이 잘 쳤음에도 핸드폰을 보는 아버지

계속해서 아무 말 없는 아버지

그런 아버지를 보면서 웃음을 애써 보이는 아들

잘 쳤음에도 봐주지 않는 아버지를 애써 바라보고 있는 아들

잘 해보이려 열심히 하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 공의 방향

아들은 이미 너무 많은 공을 던졌으리라 성인도 오랜만에 치면 3게임 이상 치기 힘든데 아들은 어떻겠냐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본 것만 4게임이나 혼자 쳤으니 말이다.

나도 자식을 낳으면, 저렇게 운동을 하고 싶다라는 갈망이 생기지만 혹여나 아이들을 나무라는 아버지가 되지 않을까 미래에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일을 고민하고 어느세 하고 있었다.


1년 365일 반복되는 삶에서 새로운 것, 즐거운 것을 찾아내는게 행복이라는 말이 문뜩 생각난다.

나 또한 현재 똑같은 형태의 반복적인 삶을 살아간다.

삶의 굴레를 벗어나기란 생각보다 어렵다.

나 스스로부터 탈피하는 것부터 시작되니 말이다.

그 시점은 자신도 모른다. 그져 애써 발버둥 칠 뿐

행복은 가까이에 있다고 하지만 그 행복은 나에게서부터 시작된다는 점을 잊지 말고 명심해야겠다.


- 유난히 외롭고, 쓸쓸한 금요일 밤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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