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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후 오랜 세월이 흘렀다.

스무살 갓 넘긴 친구들이 게임에 빠져 놀러만 다녔던 시절이 있었고, 군대를 다녀와서는 취업을 하기 위해서 모두가 고군분투 했었다.

그 후 8년이 지나서 오랜만에 못보던 녀석들까지 모일 기회가 생겼다. 다들 똑같으면서도 사뭇 달라져 있었다.

누군가는 부모님 사업을 물려받아 약간 껄렁해졌고, 세월의 흔적이 남보다 빠른듯 머리숯이 많이 없어진 녀석, 대학 때 찌질하던 녀석이 완전 훈남에 멋쟁이가 되기도 하고, 대학 때 그대로인 녀석, 살이 쑥 빠져 아픈듯이 보이는 녀석 모두들 가지각색이다. 그래도 대부분의 공통 사항이라 하면 나이들어 보인다는 것과 살이 쪘다는 것 정도가 되겠다.

반 정도는 전공관련 일을 하고 있지만 나머지 반은 전혀 다른일을 하고 있다. 사는 업무적 특성 때문에 서울에서 일하는 애들이 70%가량 되는 것 같다. 지방에 있어야 할 이유가 아니라면 서울에서 일하는게 당연한 말이다. 서울에 사는 녀석들은 사회 진출하기전이나 후에 연예를 오래 시작했던 녀석들부터 결혼 애기가 오고 갔다. 대부분은 집안에 경재적 여유와 직장이 뒷받침 되는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도 집 걱정을 하지 않는 게 가장 컸다.

 결혼 생각이 있는 애들은 알뜰살뜰 모아 돈을 열심히 모으고 있는 반면, 대부분은 돈이 어느정도 모이면 할부로 차를 샀다. 차를 사는 순간 모아놓은 돈이 사라지기에 결혼은 생각조차 나지 않게하는 마법에 걸릴 수 밖에 없었다. 그나마 지방보다 서울이 집세가 나가지만 페이가 높기 때문에 지방에 있는 녀석들 보다 돈은 더 빨리 모으는 것 같았다. 반대의 경우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쓰는 녀석도 존재했다.

집안에 여유가 있는 애들 계급을 나놔서 그렇지만 은수저 이상은 그러지 않았다. 집은 어차피 부모님이 해줄거란 생각과 직장만 괜찮다면 바로 외제차를 뽑았다. 그들은 누구보다 스포트라이트를 빨리 받을 수 있었다. 은연중 선배, 동기, 후배가 모이더라도 그들은 어깨가 선배 뺨 칠듯이 어깨를 드높이고 있는 것만 같았다. 

사회에 나오고 몇 년이 흐르니 대학생활 때와 또 다른 풍경이다. 금수저도 돈을 모으긴 모으지만 든든한 빽이 있기에 씀씀이 대부분은 생활비며 품위 유지비로 쓰는듯 보였다. 어떤 녀석은 월세 살면서도 1억이 호가하는 스포츠카를 타고 다녔다. 대부분 그런 당치도 않는 생각은 하지 않지만 "인생 즐기며 살아야지 뭐 있냐" 라며 자신의 라이프를 즐기는듯 보였다. 그 녀석은 거기다 결혼도 했다. 그렇다 대학 때부터 금수저였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흙수저중에 그런 라이프를 즐기는 녀석은 없었다. 해봤자 1~2천 모으고 중형차 뽑고 할부 값고 또 돈모으고 그런 루트였다. 그러다 경력이 차니 돈은 차츰 쌓이지만 집을 사기엔 턱이 한없이 높기만 하고 술마시면 넋두리만 했다. 그나마 대기업에 바로 들어간 녀석들은 스스로 투자하거나 부모의 도움을 조금 받아 아파트를 장만했다. 지방이니 가능한 일이지 서울에서는 택도 없다. 대부분 현재 집을 산다 하더라도 지방 10년 이상 지난 20평대 아파트 대출 50%정도 받아서 살 수 있는 정도이다. 정말 미친 집 값이다. 산에서 내려다 보면 온통 새로 짓고있는 아파트 뿐이지만 가격은 내려올줄 모른다. 미친 서민정책이다.

결혼을 포기하면 월세를 살면서도 자신의 삶을 영위 할 수 있다. 연예도 하고 해외 여행도 하고 사고싶은 것도 사고 말이다. 그러다 나이가 들고 아프고 직장도 구하기 힘들어지면 어떻게 될까? 너무 먼 미래를 생각하는 건가? 막연하게 걱정할 바에는 남들만큼이란 수식어를 붙여가며 한번씩 이벤트성으로 하고 살면 되는 거 같기도 하고 말이다.

분명 같은 나이대에 같은 대학에서 졸업해 사회에 나왔지만 벌써 삶의 만족도나 질은 점점 벌어지는 것만 같다. 마음의 풍요로움과 금전적 풍요로움 둘 다 높거나 둘 다 낮을 수 있다. 금수저 빼고는 다 고만고만 한 것 같으면서도 조금씩 미묘하게 다르다. 모아둔 돈으로 해외 여행을 다니며 견문을 높여 더 좋은 자리에 오를 수 있는거고, 더 다양한 기회를 만날 수도 있다. 요즘은 오히려 아둥바둥 사는게 이상해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앞으로의 삶에 대해 어떠한 기준으로 어떻게 살지 오래된 친구들을 보니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먼 미래에 대해 고민할 필요는 없지만 현재를 그렇다고 기분에 따라 살기엔 살 날이 많지 않은가...

적당히 즐기면서 산다는 것 그 안에서 나만의 여유로움과 재미를 찾는 것 또한 어렵지만 한번씩은 생각해 볼 문제인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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