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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시작 되었다.

전날 저녁까지만 해도 아침에 일어나 청소를 하거나 무언갈 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항상 생각만 할 뿐 몸으로 실천은 되지 않는다는걸 오늘 바로 깨닫는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생각보다 새해 첫 날은 이리저리 사람도 만나고 이야기도 하고 바쁘게 보냈지만 그렇게 한껏 수다를 떨고 집에 들어오고 나면 무언가 허무해진다. 더 공허하다고 해야하나. 밖에서 여러 사람과 이야기를 할 때 그 분위기가 몸에 남아 홀로 있는 집에 들어갈 때면 여운이 남아 더 외로워지는 것 같다. 

 그렇게 점심을 먹고 새해 첫 주말부터 빈둥거리기 싫어 집 밖을 나설 생각을 했지만 어제의 피곤에 밀려 점심먹고 낮잠을 청한다. 그렇다 인간이 그리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걸 계속해서 실감하고 있는 중이다. 거기다 정신을 어디에 두고 왔는지 저녁에 있던 약속이 다음주로 미뤄졌다는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약속 장소에 와버렸다. 새해부터 내 자신이 한심하다 생각되는 오늘이다.

새해라 그런지 밖을 나서면서 눈에 보이는 것들이 새롭게 느껴진다. 골목에 인자해보이는 노부부를 대려다주는 중년의 아저씨에게 고맙다며 웃음과 악수로 고마움을 전하는 노부부를 뒤로 하고 중년의 아저씨는 차를 타고 가신다. 노부부는 좁은 골목안의 낡은 집으로 들어가시는데, 왠지 그 모습에서 따듯하지만 외롭게 느껴진다. 나이드신 분들을 보면 그분들이 살아온 인생과 과정이 얼필 보이기도 한다. 삶을 풍요롭게 사셨는지 고단하게 사셨는지 고단했지만 풍요러워 지셨는지, 아니면 가진 것 없어도 풍족하게 사셨는지 인상과 옷가지를 보면 나도 모르게 어떻게 사셨는지 판단하려든다. 맞다 좋은 습관은 아닌 것 같다. 누군가를 자신의 기준에서 판단하려 든다는 것은 속에서 스스로만 결론을 내릴 경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입 밖으로 내 뱉는 순간부터는 전적으로 내 책임이 되기 때문이다.

나는 작은 것에 고마움을 느끼며, 좋은 인상과 좋은 옷을 입고 노년을 즐길 수 있을까? 그렇게 하려면 나는 현재를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일까? 스스로에게 묻고 조언을 하고, 답이 내려지지 않으면 책을 읽고, 때론 무작정 걷는다. 금전적으로 마음적으로 풍요롭게 산다는 게 이렇게 나 스스로에게 묻고 질문하고 해결해야하는 과제로써 항상 남겨져 있단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을 계속해서 한다는 것 자체가 지금 내 삶에 대해 풍요롭다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그 다음에 눈에 띄는 것은 옛 도심에 넓은 문화공간이 새롭게 생긴 곳에서의 느낌이다. 도심 속에 이렇게 확 트인 공원이 조성되었다는 것에 대해 한편으로는 뿌듯하고 종종 들러야겠다 생각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론 그 주변에 새롭게 신축되는 건물들과 학교 다닐 때 지나가며 들렀던 가게들이 빈 것을 보면서 "저 땅을 사놨더라면 값이 많이 올랐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머 사람이 다 똑같지 그리고 나도 똑같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관심을 가지는 것에 대해 시야에 들어오게 되면 나 스스로 그 것에대해 판단하려 든다는 것 방금 전 보았던 노부부 처럼 신축 건물을 보며 내가 가지고 있는 가치를 그 건물에 대해 매기고 있었다. 그리고 하늘을 보면서는 또 "좋다 가슴이 뚫린다."라고 느끼고 있다.

 세번째로 지하철역 안에서 큰 간판 뒤로 고등학생 커플이 매달려 키스하고 있는 커플이 눈에 들어왔다. 남자보다 여자가 더 적극적으로 남자에게 매달려 둘만의 달콤한 시간을 가지고 있지만 나도 약간의 설렘과 부러움을 느끼게 하는 그런 모습이였다. 내가 예전에 했던 경험이 다시 되살아나 전이 된다고 해야하나? 그러면서 한편으론 나도 사랑하는 연인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현실을 깨닫는다. "아 없지" 그리곤 속으로 다짐한다."꼭 올해는 좋은 인연을 만나리라" 마침 라디오에서는 원하면 이루어진다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좋은 마음가짐 좋은 생각을 가지기 위해서 내가 원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이 생각나면 속으로 생각한다. "나도 해야지. 나도 언젠가는 꼭 이뤄야지 라고 말이다." 그렇게 플랫폼에 사람이 많이 들어서자 커플은 서로의 입술을 마음껏 공유 했다는듯 자리에 앉아 마주보고 게임을 한다. 그 나이에 누구나 하는 보편적인 행동. 그러지 못했다는 나에대한 과거의 행동을 또 생각해 본다.

그리고 지금은 카페에 앉아 약속이 취소되었다는 걸 깨닫고, 다음으로 이곳에서 약속을 잡을 수 있는 사람을 생각하고 있으며, 결론은 없다는 것을 알고나서 노트북을 꺼내었다. 본래는 2시간정도 일찍와서 책을 읽거나 제품리뷰글을 쓰려고 했는데 현실은 약속 시간 30분 전에 왔으며, 커피는 마시는데 일자를 잘못 알았다는 것과 그렇다고 그 시간을 매꿔줄 다른 이들은 이미 다른 약속이 있다는 현실을 알고서 키보드를 미친듯이 두드리고 있다.

 카페에서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좋은 건 아니지만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술집과 카페에 오면 알게된다. 저 나이에는 저렇게 생각을 하는구나라고 많이 느끼게 된다. 카페에 처음 혼자다니기 시작할 때는 집중도 되지 않고 주위사람 우스게 소리에 나도 모르게 "피식~" 하고 웃고 말았던 적이 있었다. 그렇다 남의 이야기를 듣고있다는 것은 실례되는 일이다. 그러다 차츰 적응이 되고서 부터는 내 일에 집중하고 있을 때 주위 사람의 이야기는 들리지 않는다. 내일에 집중하고 끝나면 후다닥 빠져 나간다. 일 때문에 6시간 이상씩 의자에 앉아있었더니 오히려 회사에서 일하는 것 보다 더 피곤하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카페에서는 딱 2~3시간 있다 나가는게 좋다는 것을 안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그런 목적이 아니었기에 그리고 카페도 그럴 분위기도 아니기에 맥도날드에 가려한다. 행운 버거가 광고 나올 때 부터 먹고 싶었는데 오늘이 그 날인 것 같다. 그리고 먹고나서 또 리뷰글을 쓰겠지...

나가자 한시간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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